그 동안은 블로그에 거의 개발자 준비와 관련된 포스트만을 올렸었는데, 한 번 내 일상과 취미에 관련해서도 글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먼저는 1년동안 e스포츠 팬으로써 팀을 응원하며 느낀 점들을 간단히 적어보려 한다.
필자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e스포츠를 즐겨보는 사람이다. 처음에는 한국 팀이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을 학창 시절에 처음 듣고, 이를 계기로 롤 월드컵, 일명 롤드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군 입대 후 선임들과 함께 생활관에서 롤드컵을 시청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롤드컵을 챙겨보기 시작했다. 롤드컵을 보기 전엔 스타크래프트나 배틀그라운드 같이 다른 게임 e스포츠를 주로 봐왔어서 그런지 롤 e스포츠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참고로 필자는 롤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롤 파생 게임은 롤토체스는 즐겨한다.) 그래서인지 처음엔 롤 게임 영상을 봐도 뭐가 뭔지 잘 몰랐는데, 계속 보다 보니 챔피언 이름, 스킬, 운영 방식 등이 점점 보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을 보는 눈이 점점 뜨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적어도 친구랑 피씨방에서 일반 게임을 돌릴 수 있을 정도의 게임 이해도를 가진 상태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필자는 2020년부터 롤드컵을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했고, 비록 잘은 몰라도 한국팀을 적극적으로 응원하면서 롤 e스포츠가 엄청 재밌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롤 e스포츠에서 한국의 라이벌은 중국이다. 중국이 아무래도 자본력이 세고 리그 규모도 조금 더 크다 보니 실력 좋은 한국 선수가 중국에 넘어가서 활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 2018년, 한국 리그의 암흑기가 시작되던 시절엔 중국팀이 한동안 세계 대회 우승을 했다. 이 때 모든 중국 우승팀에 한국 선수가 있었고(5명 중 2명), 주로 키플레이어 역할을 한 경우가 많았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중국에서 18년, 19년 롤드컵을 우승하고 이제는 우리가 롤 종주국이라고 자화자찬을 한 일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한국이 롤 e스포츠의 위상을 되찾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롤 세계 대회 경기들을 챙겨봤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e스포츠에 깊에 빠지게 된 나를 볼 수 있었다. 다행이도 20년, 22년, 23년 한국팀이 롤드컵을 우승했고, 작년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도 획득하면서 한국이 다시 롤 종주국의 타이틀을 가져왔다.
필자는 리그 경기는 그동안 보지 않았다. 그러다 2022년에 DRX라는 한국 리그 최약체 팀이 롤 e스포츠 역사상 최대 이변을 일으키며 롤드컵을 우승하는 소년 만화 스토리를 실시간으로 목격한 후, 이 때 부터 한국 리그 경기도 한 번 챙겨보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다. 즉, 필자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리그 소위 LCK(롤챔스)를 시청하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응원하는 팀도 생기게 되었고, 다양한 e스포츠 밈도 알게 되었으며, 내가 응원하게 된 팀이 잘하면 웃고 못하면 울게 되는 경험도 하면서 정말 내가 e스포츠의 팬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필자는 경기를 직관한 적이 없고 굿즈를 사거나 선수들 개인 방송을 챙겨본 적도 없다. 그렇지만 내가 응원하는 팀이 잘해서 대회에 우승하기를 정말로 바란다. 그리고 내가 응원하는 팀과 선수가 욕을 먹거나 조롱을 당하면 마치 내 가까운 지인이 안 좋은 일을 당한 것처럼 가슴이 아프다. 솔직히 말하면 e스포츠 팬덤 문화는 생각보다 많이 더럽다. 왜 팬들끼리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난걸까 싶은 생각이 자주 든다. 특히 티원의 페이커 선수와 젠지의 쵸비 선수의 팬들끼리 가장 많이 부딫히면서 가장 욕도 많이 먹는데, 1557이나 88848같이 선수들의 아픈 기록을 놀림감으로 삼으면서 물어뜯는 것은 보고 있으면 기분이 정말 좋지 않다. 롤드컵만 챙겨봤을 시절에는 잘 몰랐었는데, 생각보다 e스포츠 팬 문화가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는 걸 알고 난 이후로는 이 부분이 e스포츠 팬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되었다.
그래도 e스포츠 팀을 응원하게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이 팀 덕분에 나도 다시 힘을 얻을 때가 여럿 있었고 경기를 보는 것 자체가 워낙 즐거워서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언젠가는 나도 경기 직관을 갈 예정인데, 최근 대회 경기 및 선수들의 솔랭 디도스 공격이나 LCK 스폰서인 우리은행 트럭 시위 예고 등 여러 사건 사고로 시끄러운 지금, 롤 e스포츠 리그가 예전 스타 리그처럼 망하지 않고 지금처럼 앞으로도 잘 운영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제 다음 주에 2024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4라운드와 대망의 결승전을 진행할 텐데, 내가 응원하는 팀이 리그 우승은 물론 올해 세계대회 우승까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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